일전에 일본 정신과의사 토미샘의
책을 읽은적 있었다.
글만 봐도 순수하고 맑은 영혼 같은 그는
의외로 글 속에 깊은 생각을 담아 두어
놀랐던 기억이 난다.
더불어 간결하지만 깊이 있는 문장들 덕에
책상 옆에 펴두고 마음이 심란할 때
읽곤 했었다.
그런 그의 책 2탄이 출간되었다.
제목은 '지극히 짧고도 사소한 인생 잠언'.
부제는 '마흔,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처방'이다.
첫 책은 나름 밝고 경쾌한 느낌이었는데,
이번 책의 표지는 조금 무게감이 느껴진다.
'마흔'이라는 나이에 대한 세월의 무게를 담아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 요건 그냥 내 추측임. ㅋ
책은 크게 4개의 챕터로 나뉘어 있는데,
Chapter 1 _ 다른 사람을 실망시켜도 괜찮아요.
Chapter 2 _ 인간관계는 사실 개선되지 않아도 괜찮아요
Chapter 3 _ 사실 진짜 고민해야 할 일은 그리 많지 않아요
Chapter 4 _ 강해지는 방법은 집착을 줄이는 거에요
각 챕터 안에는
작은 소제목들이 들어 있는데,
중심 단어가 위에 있고
그 아래에는 따뜻한 조언이 담겨있다.
살아가면서 고민해봤을 법한 상황과
조언이 담겨 있는데,
문장들이 상처 받거나 놀란 마음을
달래주는 느낌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몇 군데 마음에 드는 페이지에
포스트잇을 붙여 두었는데,
몇 가지 소개해보고자 한다.
'소중한 사람'
당신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나를 대체할 수 없는
존재로 대해주는 사람입니다.
당신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사람이죠.
=> 보통 잘못된 연애를 하고 있을 때,
더 마음을 준 쪽이 끌려다니는 경우
이 문장을 기억했으면 한다.
'좋은 면'
무엇이든 자유롭게, 본래의 자신을 드러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좋은 면만 드러내면 됩니다.
=> 누군가와 친해지려면 이런 저런 면을 다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토미 샘은 나의 부정적인 면이 더 확대되
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될수도 있듯이 ... -_ ㅜ
거리가 가깝든 멀든 어느 정도의 바운더리는 지키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
나와 다른 사람들의 삶은 다릅니다. 그러나 같은 공간에
있다는 이유로 함께 있는 사람들과 같은 토양에서 자란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수 있어요.
=> 같은 학교, 같은 직장 등에서 보통 이런 착각을 하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살아보니 이 말의 의미를
조금 알겠다. 토양이 다른다고 해서 자격지심을 느끼거나
자신감을 잃을 필요는 없지만 섣부르게 같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는 것을.
'풍요로움'
풍요는 생활수준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감성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 원룸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과 고급제품으로
둘러싸여 있어도 불행한 사람이 있듯이 나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말 같다. 그러나 자본주의사회에서 살아
남으려면 실질적인 경제 목표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연락'
누군가와 연락이 끊어지면 일시적으로 외로워집니다.
하지만 상대가 나에게 연락을 하지 않아도 나는 여전히
나의 삶을 살아가죠. 상대가 나를 더이상 필요로 하지
않아도 내가 이렇게 지낼 수 있는 것은, 사실 외로울
필요가 없다는 증거예요.
=> 이 문장이 굉장히 마음에 와닿았다. 연락 = 외로움
이라고 공식화하지 않기.
'관계의 역설'
인간관계는 개선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서로의 호감은 어느 정도 처음부터 결정되어 있습
니다. 중요한 것은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는 것이죠.
나머지는 상황에 맡기면 돼요.
=> 가장 머리가 띵했던 문장이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관계 개선을 위해서 애쓰는데,
그렇게 노력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줘서 너무 좋았다. ㅎㅎ
게다가 '서로의 호감은 어느 정도 처음에 결정되
어 있습니다'라는 말이 아주 핵심을 찌르는 ...
첫 인상으로 판단하지 말라는 말도 있지만
내 경우에는 첫 인상이 계속 가는 경우가 많았다.
선입견이 아니라 내가 감당할 수준의 사람인가
에 대한 사람의 직감은 그다지 틀리지 않는 것
같다.
각 챕터의 뒤에는 '토미의 상담실'이라고 해서
좀더 긴 사연이 실려 있다.
라디오 디제이가 청취자 사연을 읽어주는 것
같은 코너다. 흥미롭고, 공감가고, 재미나다.
토미샘이 너무 좋은 말만 하지 않아서 좋고,
때론 냉정하게 상황을 바라보라고 말해줘서 좋다.
말투는 부드럽지만 무조건 착한 사람이 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줘서 더 편안한 것 같다.
술술 읽히는 책이지만
문장이 길진 않지만
가끔 인간관계나 삶에 고민이 생길 때
도움이 되고 위로받을 만한 문장들이 있어서
추천하고 싶다.
세상의 고민 많은 분들 모두
멘탈 잘 세우고,
행복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