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근깨 빼빼마른 빨강 머리 앤' 이라는 노래가
아직도 귓가에 익숙하고,
입 밖으로는 술술 흘러 나온다.
어린 시절 앤은
책으로, TV 만화영화로
어느 날 내게 다가와
단짝이 되어버린 친구였다.
앤이 내뱉는 낭만적(?)인 대사들과
다이애너와의 우정
그리고 재미난 수다들,
학교에서의 에피소드들은
단순히 책 주인공이 아니라,
마치 곁에 있는 내 친구의 이야기처럼 정겹고 재미있었다.
심지어 나의 버킷 리스트들 중 하나가
앤처럼 초록색 지붕의 집에서
다이애너 같은 친구를 불러서
차와 쿠키를 함께 하며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ㅋ
이렇게 앤에 대한 향수가 가득한 나에게
이 책이 다가왔다.
도서관에 가서 어떤 책을 읽을까 서성이다가 발견한 책이다
사실, 그 내용보다는 '앤'이 등장한다는 생각에 서둘러서 책장에서 뽑아
빌려왔다.
책을 펼쳐보니 백영옥 작가의 에세이였고,
그녀가 겪은 사회의 여러 일상들 속에서
앤이 떠오를 만한 장면과 매치를 시켜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일본의 지브리 스튜디오가 제작했다는
앤의 TV시리즈용 만화 컷들이 책 속에 에피소드들마다 등장한다.
사실, 앤의 팬이라면 이 사실 만으로도 읽거나 소장하고픈 마음이 들만하다.
작가의 일상 속 에피소드와 사념에서는 공감을
앤의 삽화를 통해서는 정겨움을
그리고 앤이라는 친구와 이 사회생활을 같이 했다면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라는 기대감을 갖고
책을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빨강머리 앤이라는 소설 속 명대사뿐 아니라,
작가가 남긴 글들에서도 많은 명대사가 숨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들 중 위의 문구가 삽질 가득했던 연애담을 떠올려 옮겨와봤다. ㅎㅎ
이제는 이해가 되는 말.
그리고 나의 마음을 단도리하게 해주는 말.
비단 연애뿐 아니라 사람을 대할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서 알려주는 말.
또 한 번 읽어보면서 마음을 다잡아본다.
좋은 책이고,
읽으면서 즐거웠다.
앤, 행복해야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