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책과 인연이 닿지 않아서 미루다가
우연히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읽게 되었다.
작가는
이란의 테헤란에서 태어나
격동의 시기를 거쳐
여섯 살에 프랑스로 망명했다.
사랑하는 할머니와
그리운 친척들을 등뒤로 하고
망명길에 올랐던 소녀의 막막함과
새로운 나라에서의 혼란스러운 적응기.
페르시아어와 프랑스어 사이에서
정체성마저 흔들리던
어린 소녀의 성장기가 잘 담겨 있다.
![](https://blog.kakaocdn.net/dn/ck6BRg/btsL6ufyvFn/iDjCExtUJKKts8yFvhuWKk/img.jpg)
시간이 지날수록
프랑스의 삶에 익숙해지지만
17년 만에 다시 찾은 고국 이란에서
남은 생을 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프랑스에 적응하기 우해
어렵게만 느껴지던 프랑스어를 겨우 익혔는데,
뿌리를 잊으면 안 된다고
다시금 페르시아어 공부를 강권하는 아버지와의 대립.
어릴적부터 이어졌지만
좀처럼 적응하기 힘든
그녀를 바라보는 친구들의 다양한 감정이 섞인 시선.
언어의 굴레에서 해방되지 못하고
늘 쑥스러운 언어를 내뱉는 망명자의 모습을 가진 어머니.
그래서 이란에 남고자 했지만 ...
그녀의 고향 가족들은
그녀가 자유롭게 살려면 프랑스에 가야 한다고
등을 떠민다.
다시금 찾아온 혼란 속에서
이란과 프랑스를 오가던 그녀는
결국, 이란 대신 프랑스를 선택하지만
고국을 잊은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제는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사람이 되어
중국과 프랑스를 거쳐 터키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중이다.
그러면서도 고국의 문학작품을 주제로
석사학위논문도 따낸다.
나고 자란 나라에서
계속 살고 있는 나로서는
그녀가 겪은 정체성의 혼란에 대해
100%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이 작품 덕분에 이해의 폭을 조금이나마
넓힐 수 있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의 전개와
돌연 등장하는 동화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한 장면 묘사는
책 표지의 누군가의 말처럼
아라비안나이트처럼 신비로웠다.
나라의 흥망과 혼란을 직간접으로 겪으며
낯선 곳에서 뿌리를 내려야 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알게 되었다고 생각된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이제는 40대가 된 그녀의 삶에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된다.
다음 작품으로 그녀를 다시 만나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